견적서끼리 줄이 맞지 않아서 고르기 어려웠던 거예요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고 나면 견적서마다 생김새가 다릅니다. 어떤 곳은 요율을 맨 위에 크게, 어떤 곳은 입금이 빠르다는 말을 먼저, 또 어떤 곳은 개통 혜택을 첫 줄에 둡니다. 같은 내용을 서로 다른 순서와 이름으로 적어 두었으니 나란히 놓아도 눈이 한 줄에 머물지 못합니다.
고르기 힘들었던 것은 사장님이 꼼꼼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류끼리 줄이 맞지 않아서입니다.
그래서 대조의 첫걸음은 줄 이름과 순서를 하나로 정하는 일입니다. 요율, 입금일, 여는 날 나가는 돈, 해마다 빠지는 돈, 보증보험, A/S 여섯 줄을 왼쪽에 세우고 업체마다 같은 자리에 옮겨 적으면, 앞세운 칸과 뒤로 밀린 칸이 같은 높이에 놓입니다.
지금 쓰고 계신 업체가 있다면 그 조건도 한 칸으로 넣어 두세요. 옮길지 말지를 같은 눈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요율 한 줄로는 한 해 남는 돈을 알 수 없어요
줄을 맞추고 나면 요율 숫자에 눈이 먼저 갑니다. 하지만 요율은 결제 한 건마다 빠지는 몫일 뿐이고, 열두 달 동안 가게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옆 칸들까지 모두 더한 값입니다. 해마다 빠지는 관리비, 가입 조건으로 붙는 보험, 여는 날 따로 붙는 비용이 낮은 요율 뒤에 무겁게 붙어 있으면 결과가 뒤집힙니다.
매출이 크지 않은 가게일수록 이 고정 칸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입금일도 같은 그림에 넣어야 합니다. 매출이 통장에 늦게 닿을수록 그사이 물건값과 급여를 다른 데서 마련해야 하는 날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상담에서는 사장님 매출을 어림으로 넣어 견적마다 한 해 합계를 내고, 그 옆에 입금일을 달력으로 풀어 붙여 드립니다.
금액 줄과 날짜 줄을 함께 보시면 어느 견적이 덜 떼고 어느 견적이 빨리 주는지 한 장에 정리됩니다.
비어 있는 줄은 지우지 말고 질문으로 바꿔 두세요
표를 채우다 보면 어떤 견적에는 내용이 없는 줄이 생깁니다. 해마다 빠지는 돈, 가입하면서 드는 보험, 입금일을 세는 기준, 고장을 알리는 창구와 실제로 고치는 요일 같은 줄이 자주 빕니다. 비어 있다고 없는 것으로 치면 그 견적이 실제보다 가벼워 보입니다.
빈칸이 많은 견적서가 첫눈에 가장 단정해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빈칸 안에는 물음표와 함께 그 업체에 확인할 문장을 적어 두세요. 답을 받으면 물음표를 지우고 내용을 채우면 됩니다. 베스트페이 칸은 여섯 줄을 모두 채운 상태로 드립니다. 여는 비용 줄은 가입비와 개통비, 설치비, 배송비를 받지 않으니 0원으로, 해당되지 않는 줄은 해당 없음으로 적어 빈칸과 구분합니다.
요율은 업종과 결제 방식을 본 뒤 정하며 심사는 거칩니다.